독일의 대형 제약회사 훽스트의 건물 앞에 웬 낯선 동양인 한 명이 주저앉은 채 입구를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며칠 동안이나 말이죠. 그냥 무시해버리려고 했던 훽스트 측에서는 결국 문을 열어주게 됩니다. 안으로 들어온 동양인은 제약 기술을 배우고 싶어서 이렇게 찾아온 것이라고 설명했죠. 더 놀라운 건 훽스트의 태도였어요. 이들은 먼 나라에서 건너 온 낯선 동양인을 돕기로 합니다. 동양인의 끈질긴 태도와 정성에 감동한 거예요. 6.25 전쟁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의 일이었습니다. 한독약품공업주식회사, 지금의 한독은 김신권 창업주와 훽스트 사와의 합작으로 설립된 기업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세워진 외국계 기업과의 합작 회사였어요. 아프고 다친 사람들이 돈이 없다는 이유때문에 무엇 하나 제대로 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