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을 지나고 있을 때, 문득 떠올랐던 곳이 있다. 대왕암공원이다. 10년 전의 추억이 머리를 스친 것도 찰나, 나는 해가 저물어갈 무렵이 다 되어서야 대왕암공원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오랜만에 바다를 만나고 싶었기에.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다. 몸을 제대로 가누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들어가 보기는 해야지. 다행인가. 입구부터는 조금 괜찮아졌다. 숲이 바람을 막아줘서 그런 듯했다. 걸음을 슬쩍 늦추고, 일요일 늦은 오후의 한가로운 분위기를 즐기기로 했다. 산책로는 동백과 벚나무로 가득했다. 그래, 그때는 봄이었지. 동백으로 가득했던, 벚꽃으로 화사했던 그 날의 그 길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지금껏 갖고 있던 소중한 추억이어서. 그 흔적을 따라 천천히 들어섰다. 입구를 지나 조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