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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ler's LIFE/KOREA 127

담양 여행, 죽녹원 산책

일 때문에 담양에 들렀다가, 시간이 남아서 죽녹원을 산책하기로 했다. 오랜만이다. 이번에는 후문으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후문은 처음이다. 사람들도 이쪽 입구는 잘 모르는 것인지, 고요했다. 평일 오후이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후문 쪽으로는 넓은 주차장이 만들어져 있다. 자가용으로 담양에 방문한 사람들이라면 정문보다야 이쪽이 훨씬 더 접근성이 좋았다. 물론 죽녹원을 넘어 담양국수거리나 관방제림까지 걷는다고 하면 돌아오는 길이 쉽진 않겠지만. 매표소를 지나면 한옥 건물 하나가 눈에 띈다. 추성창의 기념관이다. 임진왜란 당시에 호남 지방의 의병이 일어났던 곳이 담양 추성관이었는데, 이를 복원한 것이란다. 뜻깊은 역사의 현장이다. 추성창의 기념관을 비롯해 10여 채의 한옥 건축물이 모여 있는 죽녹원의 후문,..

거제도 가볼만한곳 바람의언덕, 아침 일찍 가는 걸 추천!

아침 해가 제대로 뜨기도 전, 길을 나섰습니다. 유명 관광지를 이른 아침에 찾는 것은 은근 스릴이 있거든요.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지만, 이 시간대만큼은 고요하기 때문입니다. 그 역설적인 분위기, 정말 매력이 넘쳐요. 이 맛에 한번 빠진 뒤로는 되도록 새벽에 길을 나서는 편입니다. 그게 평일이라면 훨씬 더 좋고요. 이번에는 거제도에 있는 바람의 언덕입니다. 해금강 인근, 도장포의 한 해안 언덕을 바람의 언덕이라고 부르는데요. 20여 년 전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했던 곳이에요. 2009년에는 이곳에 풍차를 설치하기도 했죠. 진짜 풍차는 아니고 조형물이에요. 둥글게 솟은 언덕이 상당히 독특한 지형을 만들어내고 있어서, 산책하거나 주변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좋습니다. 언덕 뒤로는 약간 등산 느낌의 산책로가..

수원 월화원, 효원공원에 있는 중국 풍 정원 야경 명소

수원에 작은 중국이 있습니다. 요즘 논란이 많은 차이나타운 같은 건 아니에요. 정원입니다. 팔달구 인계동, 그러니까 수원시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효원공원 내에 조성된 '월화원'이라는 곳이에요. 하필 수원 한복판에 중국 스타일의 정원이 있다니. 이게 말이나 되나 싶을 수도 있겠지만, 이야기를 들어볼 일입니다. 저도 처음엔 생뚱맞다고 생각했거든요. 효원공원이 순천의 순천만국가정원처럼 여러 테마를 만들어 선보이는 공간도 아니고 말이에요. 그저 동네에 있는 공원일 뿐인데. 내막은 이렇습니다. 2003년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이 우호 교류 협력을 체결한 것이 그 시초예요. 두 지방단체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각 지역에 상대 지역을 테마로 한 정원을 꾸미기로 한 거죠. 월화원은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

거제도 매미성, 떠오르는 인증샷 핫플레이스

거제도 여행을 몇 번이나 했지만, 매미성이라는 이름은 생소했어요. 비교적 최근에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여행지더라고요. 신라나 가야 시대에 쌓은 성도 아니고, 그렇다고 고려나 조선에 쌓은 것도 아닌 이 성은 약 15년 전에 한 마을 주민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벽이 아니라 성을 말이죠. 매미성의 이야기를 하자면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해요. 당시 태풍 '매미'라는 엄청난 재난이 있었습니다. 그때 자신의 경작지를 잃은 주민 백순삼 씨가 이런 피해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벽 구조물을 쌓기 시작했던 겁니다. 바닷가에 돌을 쌓고, 그 사이를 시멘트로 메우는 과정을 반복해 지금의 매미성을 완성했다고 해요. 디자인도, 설계도 따로 없었습니다. 그저 혼자의 힘으로 쌓아 올린 겁니다. 태풍의 명칭을 붙여 '매미..

강원도 고성 바우지움조각미술관, 인생샷 핫플레이스

강원도 최북단 고성군, 그 오지에서도 하필이면 시내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미술관이 있습니다. 바우지움조각미술관이라는 곳이에요. '바우'는 강원도 방언으로 '돌' 또는 '바위'를 일컫는 말이니까, 돌과 관련된 곳이라고 볼 수 있으려나요. 울산바위를 바라보고 있는 이 미술관은 조각 미술품을 위주로, 상설 전시와 기획 전시를 하는 미술관이에요. 그러나 사실 이 건축물 자체를 보러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멋진 외관을 자랑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르키움의 김인철 건축가가 설계한 작품이에요. 건축물은 3개 동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각각의 건축물은 크고 높은 담장으로 서로를 연결하는데, 마치 미로 속을 걷는 듯한 느낌입니다. 담장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건물이 등장하고, 이를 지나면 다시 잘 다..

울산 드라이브 코스 추천, 간절곶 나들이

전국으로 출장을 다니는 직업 특성 상, 종종 길을 돌아갈 때가 있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에요. 일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는 날이라면, 심지어 날씨가지 끝내준다면 어디든 찾아서 산책하는 걸 즐기는 편입니다. 이번에는 울산의 간절곶이라는 곳이었어요. 집에서 상당히 멀리 있는 곳임에도 자주 찾습니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뜻이죠. 간절곶은 울산 주민에게도 상당히 인기가 있는 곳입니다. 드넓은 잔디밭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거닐 수도 있으며, 멋진 건물과 조형물 등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남길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피크닉을 나온 이들로 간절곶 일대가 상당히 북적거립니다. 해돋이 감상 시즌인 연말연시도 마찬가지예요. 우리나라 육..

남해 맛집 당케슈니첼, 유럽 가정식을 독일마을에서 맛보자

2년 전에 다녀온 오스트리아 여행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거의 마지막 해외여행이었거든요. 우리의 즐거움의 80% 이상은 아마도 맥주였겠지만,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요리인 슈니첼에 맥주를 곁들이는 건 정말이지 최고의 조합이었어요. 오스트리아가 그리울 수밖에 없는 이유예요. 그렇게 오스트리아를 그리워하는 중, 경상남도 남해에 유럽 가정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아요. 당케슈니첼이라니. 슈니첼과 맥주 한 잔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하며 찾아갔습니다. 당케슈니첼에서는 슈니첼은 물론, 슈니첼 브뢰첸, 케제슈페츨레, 무쉘토프, 카바노치 그리고 굴라쉬 등을 판매합니다. 사이드로 소시지와 샐러드 등을 갖추고 있으며, 에델바이스 생맥주와 슈티글 병맥주도 함께 취급하고 있..

제주도 가볼만한곳 본태박물관, 쿠사마 야요이 작품 속에서 인생샷을!

한라산 서부 중산간, 조용하기만 한 곳에 독특한 건축물이 하나 있습니다. 본태박물관이라는 곳이에요. 인류 본래의 아름다움을 모아 소개한다는 의미를 지닌 이곳에서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 미술, 그리고 쿠사마 야요이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러고 보니, 안도 다다오가 제주의 현대 건축물에 남긴 족적은 꽤 큼직하네요. 본태박물관은 자연과 현대 콘크리트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입니다. 건물 바깥에서는 푸른 하늘, 초록빛 숲과 함께 어우러지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을 누릴 수 있고, 각 전시실에서는 색다르면서도 유니크한 작품 세계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제1관은 전통공예 작품을, 제2관은 현대미술 작품을 소개합니다. 제3관은 일본의 설치 미술가 쿠사마 야요이의 전용관이고, 제4관은 우리..

초등학교 체험학습 추천, 충북 음성 한독의약박물관

독일의 대형 제약회사 훽스트의 건물 앞에 웬 낯선 동양인 한 명이 주저앉은 채 입구를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며칠 동안이나 말이죠. 그냥 무시해버리려고 했던 훽스트 측에서는 결국 문을 열어주게 됩니다. 안으로 들어온 동양인은 제약 기술을 배우고 싶어서 이렇게 찾아온 것이라고 설명했죠. 더 놀라운 건 훽스트의 태도였어요. 이들은 먼 나라에서 건너 온 낯선 동양인을 돕기로 합니다. 동양인의 끈질긴 태도와 정성에 감동한 거예요. 6.25 전쟁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의 일이었습니다. 한독약품공업주식회사, 지금의 한독은 김신권 창업주와 훽스트 사와의 합작으로 설립된 기업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세워진 외국계 기업과의 합작 회사였어요. 아프고 다친 사람들이 돈이 없다는 이유때문에 무엇 하나 제대로 해보..

창원 가볼만한곳 굿데이뮤지엄, 처음데이로 유명한 무학의 술 박물관

역사 이야기를 해보죠. 술에 관한 이야기니까 재미있을 겁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7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게요. 당시 동아시아 전역을 정복하다시피한 원나라는 일본 침공을 계획합니다. 대규모 군대를 한반도 남부에 집결한 뒤, 바다를 건너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어요. 이때 워낙 많은 수의 군사가 이곳에 모여 있었기 때문에 식수가 부족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어요. 원나라 군인들은 여기저기서 우물을 파냈습니다. 그들이 판 우물 중에서 유난히 좋은 물맛을 자랑하는 곳들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이러한 우물을 두고 '몽고정'이라고 불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원나라군이 물러간 후에도 이 몽고정의 물을 이용해 밥을 지었고, 간장을 담갔으며, 술을 빚었습니다. 그래요. 술 말입니다. 술은 맛 좋은 물로 빚어야 한다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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