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ler's LIFE/KOREA

울산 드라이브 코스 추천, 간절곶 나들이

AlanKIM 2021. 6. 1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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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으로 출장을 다니는 직업 특성 상, 종종 길을 돌아갈 때가 있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에요. 일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는 날이라면, 심지어 날씨가지 끝내준다면 어디든 찾아서 산책하는 걸 즐기는 편입니다. 이번에는 울산의 간절곶이라는 곳이었어요. 집에서 상당히 멀리 있는 곳임에도 자주 찾습니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뜻이죠.

 

 

간절곶은 울산 주민에게도 상당히 인기가 있는 곳입니다. 드넓은 잔디밭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거닐 수도 있으며, 멋진 건물과 조형물 등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남길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피크닉을 나온 이들로 간절곶 일대가 상당히 북적거립니다. 

 

 

해돋이 감상 시즌인 연말연시도 마찬가지예요. 우리나라 육지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어서 그렇습니다. 사실 높이까지 따지면 경남 양산의 천성산에서 보는 해돋이가 가장 빠르다고는 해요. 

 

 

저는 아직 한 번도 해돋이를 보기 위해 간절곶을 찾은 적은 없어요. 몇 번이나 다녀와 놓고서는 아이러니하게도 간절곶의 하이라이트는 못 본 겁니다. 언젠가 한 번쯤은 간절곶에서 해돋이를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지만, 정말이지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뭐,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어요. 해가 기울어지기 시작할 무렵에서야 간절곶에 도착했거든요. 괜찮습니다. 오히려 이 시간대의 동해를 좋아하니까요. 서해안에서 보는 강렬한 노을빛과는 또 다른 느낌이에요. 서쪽으로 사그러지기 시작한 햇볕이 부드럽게 부서진 채 동해안에 내려앉으며 보여주는 은은한 노을, 그게 참 매력적이거든요. 

 

 

정해진 방향은 없습니다. 주변에 스타벅스를 비롯해 수많은 카페가 있지만, 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들고 다니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편안하게 발길 닿는 대로 거닐 뿐입니다. 간절곶은 그런 느낌이 드는 곳이에요. 방향성 없이도, 탁 트인 바다를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느낌.

 

 

간절곶 또한 유명 관광지 중 하나로 보는 관광과 공무원들의 시각을 가장 잘 표현한 조형물을 소개할게요. 바로 거대한 우체통과 포르투갈 호카곶에 있는 기념탑의 레플리카입니다. 뭐, 우체통은 재미있기라도 하죠. 자매결연을 맺었다는 이유로 가져다 둔 호카곶 기념탑은 정말이지 이곳에 있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포르투갈이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인 건 맞는데, 한반도는 전혀 아니거든요. 오히려 러시아의 어느 곳이 될 텐데 말이에요. 

 

 

다른 독특한 시설물도 많습니다. 네덜란드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풍차, 이국적인 분위기의 드라마 세트장 등이 대표적이에요. 국적 불명이라고 해야 하나, 다국적이라고 해야 하나 싶은 것들이 곳곳에 자리합니다. 그래도 뭐, 반감이 생기지는 않아요. 오히려 이곳의 매력이라고 할 만하달까.

 

 

 

설렁설렁 걸었습니다. 잔디밭을 지나 바닷가에 다다른 뒤, 해안가를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거닐었습니다. 초대형 우체통 앞에는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이들이 줄 지어 서 있고, 그 옆에 있는 호카곶 기념탑은 왠지 모르게 처량한 신세였습니다. 

 

 

늘 그랬듯이 바람이 세게 불었습니다. 꽤 강한 바람이었어요. 이리저리 휘날리는 머리카락 탓에 정신이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지만, 괜찮았어요. 바다는 늘 옳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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