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ler's LIFE/KOREA

거제도 매미성, 떠오르는 인증샷 핫플레이스

AlanKIM 2021. 6. 13. 21:33
반응형

거제도 여행을 번이나 했지만, 매미성이라는 이름은 생소했어요. 비교적 최근에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여행지더라고요. 신라나 가야 시대에 쌓은 성도 아니고, 그렇다고 고려나 조선에 쌓은 것도 아닌 성은 15 전에 마을 주민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벽이 아니라 성을 말이죠. 

 

매미성의 이야기를 하자면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해요. 당시 태풍 '매미'라는 엄청난 재난이 있었습니다. 그때 자신의 경작지를 잃은 주민 백순삼 씨가 이런 피해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구조물을 쌓기 시작했던 겁니다. 바닷가에 돌을 쌓고, 사이를 시멘트로 메우는 과정을 반복해 지금의 매미성을 완성했다고 해요. 디자인도, 설계도 따로 없었습니다. 그저 혼자의 힘으로 쌓아 올린 겁니다. 태풍의 명칭을 붙여 '매미성'이라고 이름을 지었고, 독특한 생김새가 알려지며 사람들이 하나씩 찾아오게 됩니다. 

 

 

어찌나 인기가 많은지 평일에도 꽤 많은 인파가 몰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인위적으로 조성한 여행지는 아니어서 주변에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땅치 않았어요. 주차장이 있긴 한데, 그래도 몰려드는 인파를 막을 수 있는 정도는 아닙니다.

 

 

매미성 입구는 관광지라기보다는 한 시골 마을에 들어서는 듯한 느낌이 강했어요. 사실 원래 그런 곳이기도 하죠. '매미성' 이름이 붙은 식당이나 카페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로 이어지는 골목길을 따라 5분 정도 걸었더니 바다가 눈에 들어왔어요. 매미성이 있는, 마을의 작은 해변이 등장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매미성은 그리 큰 규모가 아니었어요. 아담한 크기인데다가, 기념사진을 찍을 만한 공간이 충분한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방문객들은 거의 한두 개의 장소에 줄지어 선 채로 자신의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도 줄에 동참하려다가 말았습니다. 대신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기로 했죠.

 

 

뭐, 독특하게 생긴 건 사실이에요. 이국적인 모습으로 바다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한 사람이 전부 만든 것이라고 하니 신기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마치 중세 시대에 외부의 적을 막기 위해 쌓은 성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견고했습니다. 백순삼 씨도 성의 모습을 갖추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작업을 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거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서고 있을 줄은 모르셨을 겁니다.

 

 

언덕길을 통해 매미성에 올랐습니다.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가 보기 좋더라고요. 인파와 조금 멀리 떨어져서 이 바다를, 산들바람을 즐기고 싶었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구석구석, 마치 유적지에 탐방이라도 온 것처럼 돌아다녔어요. 흥미롭게도 성벽 내부에는 나선형 계단 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마치 진짜 성이라도 되는 것처럼요.

 

 

다음에는 해돋이를 보러 가볼까 생각 중입니다.

사람이 없을 때, 여유롭게 말이에요. 

 

 

/ 거제 매미성 /

- 위치: 경남 거제시 장목면 복항길

- 입장료: 무료

- 주차: 임시주차장 운영 중 + 도로변 주차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