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다녀온 오스트리아 여행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거의 마지막 해외여행이었거든요. 우리의 즐거움의 80% 이상은 아마도 맥주였겠지만,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요리인 슈니첼에 맥주를 곁들이는 건 정말이지 최고의 조합이었어요. 오스트리아가 그리울 수밖에 없는 이유예요.
그렇게 오스트리아를 그리워하는 중, 경상남도 남해에 유럽 가정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아요. 당케슈니첼이라니. 슈니첼과 맥주 한 잔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하며 찾아갔습니다.
당케슈니첼에서는 슈니첼은 물론, 슈니첼 브뢰첸, 케제슈페츨레, 무쉘토프, 카바노치 그리고 굴라쉬 등을 판매합니다. 사이드로 소시지와 샐러드 등을 갖추고 있으며, 에델바이스 생맥주와 슈티글 병맥주도 함께 취급하고 있어요. 슈티글이라니. 제가 오스트리아에서 그렇게나 마셨던 게 바로 이 슈티글입니다. 운전 때문에 맥주는 함께 마시지 못했다는 건 비밀.
친구들과 함께 총 4인이 함께 다녔기에 최대한 다양하게 맛볼 수 있었어요. 메뉴판에는 각 요리에 관한 설명과 그림이 함께 그려져 있었는데, 예뻤습니다. 단품을 하나씩 주문하는 것보다 세트 메뉴가 조금 더 저렴해서 이쪽으로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주문한 메뉴가 테이블에 모두 등장하니, 거의 한 상을 꽉 채우더라고요. 이렇게 한 상 가득 펼쳐진 유럽 가정식을 보고 있으니 오스트리아 여행이 다시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었어요. 그립네요, 정말. 슈바인슈니첼은 돈가스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돼지고기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식감은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어요. 고기를 많이 치댔는지 부드럽더라고요. 수제 베리 소스에 찍어서 먹어야 하는데 다 떨어졌다면서 케첩을 주시더라고요.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렇게 재방문 스택을 하나 더 쌓았습니다. 다음엔 점심 때 가려고요.
슈니첼 위에 카바노치라는 소시지도 함께 올라왔습니다. 쫄깃함과 짭짤함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맛이에요. 양창자 껍질을 사용해 만드는 건데, 겉부분을 살짝 말려서 이런 식감이 나오지 않나 싶었어요. 술안주로는 정말 제격인데... 여러분, 차 갖고 가지 마세요. 아니면 대리운전을 부르시거나.
케제슈페츨레가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담백한 치즈와 달콤한 양파의 조화가 인상적이었어요. 정말 순식간에 그릇을 비울 정도로 맛이 좋았습니다. 당케슈니첼에서는 케제슈페츨레를 한정 수량만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무쉘토프에 점수를 더 주고 싶어요. 소스가 정말 좋았거든요. 매콤함보다는 감칠맛이 강했고, 그 덕분에 여러모로 침 고이게 했던 메뉴이기도 합니다. 굴라쉬는 평소에도 자주 즐겨 먹는 메뉴 중 하나인데, 여기에서 정통 유럽 스타일로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토마토로 만든 헝가리 스타일의 스튜는 새콤하면서도 든든한 맛을 보여줬습니다.
당케슈니첼은 인테리어도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유럽의 작은 식당에 들어와 음식을 먹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아름다웠어요. 요즘 계속 유럽 여행이 생각나고 있었는데, 당케슈니첼에서 어느 정도 충족한 것 같았습니다. 마음에 들어요.
/ 당케슈니첼 /
- 위치: 경남 남해군 삼동면 독일로 27
- 전화번호: 070-8994-6613
- 영업시간: 월~목요일 11:00~16:00 / 금요일 11:00~20:30 / 주말 10:30~20:30 (영업종료 1시간 전 주문 마감)
- 주요메뉴: 하단 이미지로 대체
- 주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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