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ler's LIFE/KOREA

울산 데이트 코스, 한여름에도 시원했던 대왕암공원 산책

AlanKIM 2020. 8. 1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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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을 지나고 있을 , 문득 떠올랐던 곳이 있다. 대왕암공원이다. 10 전의 추억이 머리를 스친 것도 찰나, 나는 해가 저물어갈 무렵이 되어서야 대왕암공원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오랜만에 바다를 만나고 싶었기에.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다. 몸을 제대로 가누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들어가 보기는 해야지. 다행인가. 입구부터는 조금 괜찮아졌다. 숲이 바람을 막아줘서 그런 듯했다. 걸음을 슬쩍 늦추고, 일요일 늦은 오후의 한가로운 분위기를 즐기기로 했다. 

 

 

산책로는 동백과 벚나무로 가득했다. 그래, 그때는 봄이었지. 동백으로 가득했던, 벚꽃으로 화사했던 날의 길을 지금도 잊을 없다. 지금껏 갖고 있던 소중한 추억이어서. 흔적을 따라 천천히 들어섰다. 

 

 

입구를 지나 조금 들어가자, 한쪽으로 소나무 숲이 드넓게 펼쳐졌다. 그냥 지나칠 수야 있나. 소나무 사이로 오솔길을 따라 걸음씩 발걸음을 옮겼다. '츠츠츠'거리며 나는 바람 소리가 왠지 모르게 좋았다. 오솔길의 폭신한 감촉도. 

 

 

숲을 빠져나오니, 트인 해안 산책로가 등장했다. 거센 바람이 힘겹기는 했지만, 시원한 파도 소리가 마음마저 씻어내 주는 듯했다. 어느 길을 선택해도 좋았다. 이리 걷다, 저리 걷기를 반복했다. 대왕암공원의 매력은 대왕암 자체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어서도 동해안을 지키겠다며 스스로 용이 되기로 자처한 , 신라 문무왕의 수중릉이 경주에 있다는 사실은 다들 거다. 그의 왕비 또한 문무왕 못지않은 전설의 소유자다. 

 

 

문무왕의 왕비도 죽은 후에 용이 되었다. 넋이 동해의 해안선을 따라 날았다고 전해진다. 도착한 곳은 이곳, 울산 대왕암공원이다. 바다를 지키는 용신이 이곳에 있다는 이야기다. 대왕암 아래에는 용신이 있어, 해초가 자라지 않는다고도 한다. 재미있는 일화다. 

 

 

굳이 전설이 아니어도 좋다. 이미 아름다운 절경으로 많은 여행자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 거칠게 솟은 대왕암과 주변의 기암절벽, 동해의 부드러운 빛깔과 시원하게 뻗은 해안선까지 모두 누릴 있는 이곳은 그야말로 동해안 최고의 산책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다 끝까지 걸어 나가며, 모든 풍경을 오롯이 품에 안을 있다는 또한 엄청난 메리트가 아니던가. 최대한 천천히 걸었다. 모든 마음껏 누려야 의무가 있었으니까. 

 

 

마지막에 들른 곳은 울기등대다. 100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건축물은 동해안 최초로 설치된 근대식 등대다. 주변에 식재된 소나무가 너무 높게 자란 탓에 기능을 상실했지만, 여전히 자리에서 역사와 전통을 뽐내고 있었다. 

 

 

/ 울산 대왕암공원 /

- 위치: 울산광역시 동구 일산동 907

- 운영시간: 2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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