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는 팔봉산이, 앞에서는 홍천강이 감싸고 돈다. 배산임수가 이런 건가 싶다. 그래, 흔히 말하는 명당 그거다. 한옥펜션 '고향의봄'을 처음 찾았을 때 왠지 모르게 포근한 느낌이 든 건 이 지형 덕분이 아닐까 싶었다. 고풍스러운 외관은 마치 고궁의 한 전각을 보는 듯했다.
고향의봄 펜션은 전통적인 한옥 건축 양식을 토대로, 현대 건축물의 편의성을 갖춘 숙소다. 원목으로 서까래와 기둥을 만들었는데, 강원도 평창군 운두령에서 자란 소나무를 벌목, 여러 해 말려 다듬은 목재를 사용했다고 한다. 바닥과 벽면은 황토로 가득 채웠다니, 자연의 기운이 오롯이 느껴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채광창 너머로는 초록빛 숲과 푸른 하늘이 들어왔다. 탁 트인 채광창 덕분에 주변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햇볕을 누리기에도 적당했다. 바닥에 드러누워 차가운 바닥에 뒹굴거리는 느낌이 좋았다. 원목을 다듬어 만든 테이블에서 동행과 담소를 나누며, 이따금 고개를 돌려 풍경을 바라보고는 했다. 이 여유, 어디서 또 누릴 수 있을까.
내가 묵은 곳은 '고향방'이다. 펜션 고향의봄에서 가장 큰 방이다. 기본적으로는 '사랑방'1과 '사랑방2'로 나뉘어 있는 두 개의 객실이라는데, 그 사이를 개방해 한 객실처럼 사용할 수 있었다. 일종의 커넥팅 룸인 거다. 단체 투숙객이 묵기에도, 대가족이 여유롭게 넓은 공간을 사용하기에도 매력적인 방이었다.
거실과 주방이 잘 갖추어져 있어 취사를 할 수 있었다. 주인장은 주변에 맛집이 많다고 했지만, 몇 끼는 객실에서 해 먹고 싶기도 했다. 1층 정원 쪽으로는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시설도 마련해 놓았더라. 하루쯤 바비큐를 즐기고 싶기도 했지만, 여건상 그러진 않았다. 언뜻 살펴보니 이곳에서 바비큐를 하면 다른 객실에 방해가 될 것 같아 보이기도. 주인장은 이곳에 텐트를 치고 캠핑을 즐길 수도 있다고 했다.
1층에 있는 다른 객실들도 퀄리티가 꽤 괜찮아 보였다. 가족 단위가 이용할 만한 방도, 커플 등 2인이 이용할 만한 방도 있었다. 여기는 2층 '고향방'과는 다르게 황토 벽돌로 공간을 구성했다. 탁 트인 채광창은 없지만, 황토로 감싸는 공간에는 포근한 분위기가 가득해 보였다.
한옥 펜션 고향의봄에 머무르면서 알파카월드를 찾았다. 차량으로 약 50분 거리에 있으니 그리 가깝지는 않은 편이다. 알파카월드는 남미 안데스 산맥에서 살아가는 알파카를 데리고 와 방목하고 있는 목장이다. 이국적인 동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물론, 양이나 토끼, 염소 등등 다양한 동물과도 교감할 수 있다는 게 알파카월드의 매력이다.
코로나19의 여파인지 동물이 많지도, 뭔가 사진을 찍기도 어려웠던 게 아쉬움 포인트. 그래도 숲을 거닐었고, 알파카와 교감했다. 한가로운 오후를 보낼 수 있었다.
/ 고향의봄 /
- 위치: 강원도 홍천군 서면 한치골길 984
- 전화번호: 033-436-5577
- 가격대: 표준요금 주중 6만원부터 28만원, 주말 8만원부터 39만원 / 성수기 주중 9만원부터 39만원, 주말 11만원부터 49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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