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21년 신형 올 뉴 아반떼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SUV의 강세에 밀려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역시 우리의 아반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죠. 사전계약 첫날, 무려 1만 대가 넘는 계약이 이루어졌다고 해요. 최근 르노삼성의 XM3 등 다른 차종에 묶여 있던 예약자들이 한꺼번에 아반떼 쪽으로 몰렸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아반떼와의 인연이 참 깊은데, 이렇게 멋지게 나와버리면 사고 싶은 마음이 들 수밖에 없어요.
기본 사양은 전작보다 155만원 올랐지만, 최고 트림의 가격은 낮아진, 전반적으로 보면 가성비 측면에서 훨씬 좋아졌다고 볼 수 있는 올 뉴 아반떼. 내게 맞는 트림과 옵션은 어떤 것일까요. 나는 어떤 트림과 옵션을 선택해야 하는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면,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복잡하기만 한 카탈로그 속에 숨겨진 정보들을 한 번 정리해볼게요.
# 구분(트림)
일단 세 가지 트림으로 나뉘어 출시했습니다. '스마트(Smart)'와 '모던(Modern)', '인스퍼레이션(Inspiration)'으로 나뉘는데요. 스마트는 15,310,000원부터, 모던은 18,990,000원부터, 그리고 인스퍼레이션은 23,920,000원부터 시작합니다.
한 줄로 요약한 각 트림 별 특징을 보자면 이렇습니다.
- 스마트: 수동변속기, 차량의 가장 기본적인 옵션만 포함
- 모던: 어느 정도 아반떼답게 보이게 만드는 트림, 선택 옵션을 적절히 섞으면 가성비를 뽑아낼 수 있음
- 인스퍼레이션: 신형 아반떼를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트림, 선루프, 17인치 타이어를 제외한 모든 옵션이 포함되어 있음
# 스마트(Smart)
스마트 트림은 가장 기본적인 품목으로만 구성된 차량이에요. 심지어 자동변속기(이번 올 뉴 아반떼는 IVT, 즉 무단변속기를 사용합니다)도 아니에요. 자동변속기를 넣으려면 IVT(무단변속기)+통합주행모드 옵션을 넣어야 합니다. 1,500,000원이 추가되는 부분이지요. 그래도 기본적인 지능형 안전 기술은 들어갔습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전방 충돌 경고, 차로 유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차로 이탈 경고, 운전자 주의 경고, 전방 차량 출발 알림 등이에요. 현대자동차가 최근 안전 기술에 대한 측면에 대해서는 꽤 신경을 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스마트 트림의 계기판은 현대자동차가 소개하고 있는 모습과 차이가 있습니다. 4.2인치 컬러 LCD 클러스터가 들어간다는 것은, 계기판이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아니라는 뜻이에요. 사진에서 보는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겁니다. 아니, 많이요.
가장 기본적인 트림이다 보니, 선택 옵션이 많습니다. 이것 저것 넣어서 나에게 딱 맞는 차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도 됩니다. 그런데, 선택 품목에 기재된 옵션만 다 합치면 5,500,000원이나 됩니다. 모던 트림의 기본 가격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 완성되는 순간이에요.
가장 많이 쓰는 선택 품목만 선택해 볼까요?
- IVT(무단변속기)+통합주행모드 1,500,000원
- 인조가죽 시트 250,000원
- 인포테인먼트 내비게이션 I 2,500,000원
이렇게만 합쳐도 4,250,000원입니다. '인포테인먼트 내비게이션 I'을 제외하면 그나마 괜찮은 수준이겠지만, 모던 트림과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메리트가 떨어지는 편이지요.
# 모던(Modern)
모던 트림은 아마 꽤 많은 분들이 선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 위치에서 내가 원하는 옵션만 쏙쏙 골라낸다는 게 꽤 어려운 일이겠죠. 기본적으로 들어갈 건 다 들어가 있되, 많은 추가 옵션이 주어지니까요. 일단 스마트 트림에서 옵션이었던 IVT 무단변속기와 통합주행모드가 포함되었고, 외관과 인테리어도 깔끔하게 바뀝니다. 앞좌석 열선 시트, 운전석 통풍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운전대), 버튼 시동&스마트키, 공기 청정 시스템 등이 기본으로 제공된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입니다. 스마트 트림에서는 옵션으로도 지정할 수 없는 부분이에요.
옵션이 중요합니다. 주요 내비게이션과 현대 스마트센스 등을 조합해 현대자동차의 다양한 신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데, 이쪽이 좀 복잡합니다. 우선, 많은 분이 이미지로도 감탄했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를 위해서는 인포테인먼트 내비 II와 '통합 디스플레이 추가 선택'을 조합해야 합니다.
인포테인먼트 내비 II는 10.25인치 내비게이션이 들어가는 옵션입니다. 여기에는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제어하는 블루링크, 폰 프로젝션, 블루투스 핸즈프리, 현대 카페이(주유소에서 바로 결제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설명), 발렛 모드(대리주차 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자동차의 이동 시간과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포함되어 있어요. 내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와 후방 모니터도 이 옵션을 선택해야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보스의 프리미엄 스피커를 이용하고 싶다면 플래티넘 플러스 추가 옵션을 넣어야 해요. 여기에는 스피커와 외장앰프,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 현대 디지털 키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또한 인포테인먼트 내비 II 옵션과 함께 구매하는 옵션이에요.
현대 스마트센스 I 옵션도 그냥 넘어가기에는 아쉽습니다.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top & Go 포함),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오토 홀드 포함), 안전 하차 경고 등의 기능이 스마트센스에 포함되어 있어요. 대부분 이 기능들은 여러분의 사고를 1회 이상 막아주는 데 크게 기여할 겁니다. 운전이 서툰 이들부터 능력자들까지 다 포함해서 말입니다.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옵션이에요. 스마트센스 I과 인포테인먼트 내비 II와 조합하면, 고속도로 주행 보조(고속도로에서 거의 자율주행 급의 주행 보조 기능을 누릴 수 있습니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안전구간, 곡선로에서도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 활용 가능) 기능도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에 대해 다시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기본적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앞차와의 간격, 차로 인식 등을 통해 자동으로 주행할 수 있는 기능인데, '내비게이션을 기반해' 그 정보까지도 활용한다는 겁니다. 과속 단속 카메라가 등장하면 그에 맞춰 속도를 낮춰주고, 인터체인지에서도 유연하게 진출입을 하는 수준인 셈이죠. 상당한 수준의 자율주행입니다.
컴포트 옵션은 대부분 편의 사양들입니다. 컴포트 I의 경우, 운전석을 더욱더 스마트하게 바꾸어 주는 게 특징입니다. 전동 시트, 운전석 자세 메모리 시스템 등이 그렇죠. 동승석에 통풍 시트를 제공하고, 전방 주차 거리가 짧아지면 경고해주기도 합니다(원래는 후방만 가능). 센터 콘솔 내부에 USB포트를 추가해주기도 하죠.
컴포트 II는 뒷좌석과 관련한 것들입니다. 뒷좌석에 열선 시트와 암레스트(팔걸이)를 제공해요. 뒷좌석에 탄 이들을 위한 복지인 겁니다. 놀라운 건 뒷좌석을 6:4로 접을 수 있다는 부분이에요. 뒷좌석을 접으면 트렁크와 연결되는데, 길거나 큰 짐을 싣기 편해지거든요. 골프백이나 낚시가방 등을 쉽게 수납할 수 있게 될 거예요. 그 밖에도 뒷좌석 에어벤트(에어컨 구멍), 동승석 시트백 포켓(동승석 뒤에 주머니) 등을 만들어줍니다.
추가로, 많은 분이 선호하는 선루프와 하이패스 시스템은 모던 트림에서부터 구매할 수 있는 옵션이라는 점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자, 이제 모던 트림으로 적절한 조합을 찾아야겠죠?
가장 많이들 선택하시는 게 인포테인먼트 내비 II 옵션(1,250,000원)일 겁니다.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기술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근간이 바로 이 시스템이니까요. 여기에 통합 디스플레이를 추가(400,000원)하고, 현대 스마트센스 I(1,000,000원)을 더하면 총 21,640,000원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동승석 정도까지는 통풍 시트가 있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판단해서 컴포트 I(700,000원)도 넣을 것 같군요. 그렇다면 22,340,000원이 됩니다. 아마 외관에 신경이 쓰인다면, 익스테리어 디자인 II까지도 넣어볼 만합니다. 그렇다면 총 23,040,000원이 되네요. 어째 인스퍼레이션 트림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정리해볼까요.
- 모던 기본 = 18,990,000원
- 모던 + 인포테인먼트 내비II + 통합 디스플레이 = 20,640,000원
- 모던 + 인포테인먼트 내비II + 통합 디스플레이 + 스마트센스I = 21,640,000원
- 모던 +인포테인먼트 내비II + 통합 디스플레이 + 스마트센스I + 컴포트I = 22,340,000원
- 모던 +인포테인먼트 내비II + 통합 디스플레이 + 스마트센스I + 컴포트I + 익스테리어 디자인 II = 23,040,000원
개인적으로는 위에 빨간색으로 표시한 두 조합이 괜찮다고 보이네요. 혼자 타느냐, 둘과 타느냐에 관한 문제가 되겠죠. 뒷좌석에 항시 사람을 태울 일이 없으니, 뒷좌석 복지는 잠시 미뤄두셔도 좋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위 두 옵션에 익스테리어 디자인 II을 더한 것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여기에서 하이패스 시스템을 넣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어차피 사제로 구매할 거라면 말이죠.
# 인스퍼레이션(Inspiration)
네, 그래요. 옵션을 하나씩 넣다 보면 인스퍼레이션 트림의 가격보다 비싼 모던 트림의 아반떼를 만나실 수 있어요. 현대자동차의 생각은 이런 거죠. "여러 고민하지 말고, 그냥 인스퍼레이션 급으로 구매해." 그래서인지 인스퍼레이션 트림은 말씀드릴 게 별로 없습니다. 선루프와 17인치 알로이 휠&타이어만 빼고는 전부 들어가 있거든요. 심지어 모던 트림에서 옵션을 이래저래 넣는 것보다 저렴하니, 더 구미가 당기실 겁니다. 인스퍼레이션 트림은 23,920,000원부터 시작합니다. 모던 트림에서 주요 옵션을 추가한 것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시죠.
- 모던 기본 = 18,990,000원 (인스퍼레이션 대비 4,930,000원 저렴)
- 모던 + 인포테인먼트 내비II + 통합 디스플레이 = 20,640,000원 (인스퍼레이션 대비 3,280,000원 저렴)
- 모던 + 인포테인먼트 내비II + 통합 디스플레이 + 스마트센스I = 21,640,000원 (인스퍼레이션 대비 2,280,000원 저렴)
- 모던 +인포테인먼트 내비II + 통합 디스플레이 + 스마트센스I + 컴포트I = 22,340,000원 (인스퍼레이션 대비 1,580,000원 저렴)
- 모던 +인포테인먼트 내비II + 통합 디스플레이 + 스마트센스I + 컴포트I + 익스테리어 디자인 II = 23,040,000원 (인스퍼레이션 대비 880,000원 저렴)
심지어 인스퍼레이션 트림에서도 선택 사양인 '선루프'와 '17인치 알로이 휠&타이어II(모던에서는 I)'를 제외하고 모던의 모든 옵션을 더하면, 인스퍼레이션 트림의 기본 가격보다도 440,000원 높은 가격(24,360,000원)이 완성됩니다. 모던 트림 구매 시 선택 사양을 잘 조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자랑하는 새로운 기술을 전부 누리고 싶으시다면 인스퍼레이션 트림을 추천합니다. 모던에서 어중간하게 옵션을 추가하는 것보다 말이죠. 꼭 필요한 것만 골라서 추가하다 보면, 결국 인스퍼레이션 트림으로 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 어떤 사람에게, 어떤 트림이 어울릴까요?
개인적으로 아반떼를 운전하며 느꼈던 생각, 각 옵션에 맞는 설정값 등을 고려하여 몇 가지 예시를 들었어요. 아래의 예시에 여러분이 포함된다면, 고민을 조금은 덜어드릴 수 있을 듯합니다. 어떤 사람에게 어떤 트림이 어울릴 것인지 볼까요.
1. 스마트 트림
- 서킷에서 수동 변속 차량으로 달리고 싶은 사람
-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차량이면 충분한 사람
- 극단적인 연비를 추구하는 사람
2. 모던 트림
- 쓸데 없는 옵션은 제외하고, 나만의 아반떼를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
- 모든 옵션이 필요한 것 같지는 않은 사람
- 그럼에도, 여자친구를 위해 동승석 옵션을 추가하고 싶은 사람
- 인스퍼레이션을 선택하고 싶지만, 예산이 상대적으로 아쉬운 사람
3. 인스퍼레이션 트림
- 현대자동차가 아반뗴에 쏟아낸 모든 기술력을 전부 누리고 싶은 사람
- 가족 혹은 3인 이상의 친구와 함께 이동할 일이 많은 사람
여러분의 효율적인 선택으로 멋진 아반떼를 만나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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