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ler's LIFE/KOREA

거제도 가볼만한곳 바람의언덕, 아침 일찍 가는 걸 추천!

AlanKIM 2022. 3. 8. 16:10
반응형

 

 

아침 해가 제대로 뜨기도 전, 길을 나섰습니다. 유명 관광지를 이른 아침에 찾는 것은 은근 스릴이 있거든요.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지만, 이 시간대만큼은 고요하기 때문입니다. 그 역설적인 분위기, 정말 매력이 넘쳐요. 이 맛에 한번 빠진 뒤로는 되도록 새벽에 길을 나서는 편입니다. 그게 평일이라면 훨씬 더 좋고요. 

 

 

이번에는 거제도에 있는 바람의 언덕입니다. 해금강 인근, 도장포의 한 해안 언덕을 바람의 언덕이라고 부르는데요. 20여 년 전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했던 곳이에요. 2009년에는 이곳에 풍차를 설치하기도 했죠. 진짜 풍차는 아니고 조형물이에요. 둥글게 솟은 언덕이 상당히 독특한 지형을 만들어내고 있어서, 산책하거나 주변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좋습니다. 언덕 뒤로는 약간 등산 느낌의 산책로가 있기도 한데, 요즘 같은 시기라면 이곳에서 동백을 만나볼 수도 있습니다. 

 

 

아마 오전 여덟 시 정도였던 것 같아요. 주차장도 여유가 넘쳤고, 산책로도 한적했습니다. 거제도 바람의 언덕을 한 번이라도 가보신 분들이라면 상상하지 못할 풍경일지도 모르겠네요. 부지런한 여행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입니다. 풍차가 있는 언덕 꼭대기까지 단숨에 올랐어요. 거제도 앞바다의 영롱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게 말이죠. 

 

 

자리를 잡고 바닷바람을 맞았습니다. 인적 드문 곳에 숨은 듯이 자리하고 있는 벤치가 제격이었어요. 이제는 선선하다는 표현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날씨가 따뜻해졌더라고요. 봄이 오는 걸까요. 책이라도 한 권 가지고 왔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가, 바로 앞에 있는 이 풍경을 보면서는 그게 무슨 말인가 싶기도 했어요. 

 

 

거제도 바람의언덕은 제게 정말 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에요. 집에서 정말 먼 곳이지만, 꽤 자주 오기도 했거든요. 친구들과 여행 중에 들르기도 했고, 혼자 온 적도 많았습니다. 모든 여행을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느낌만큼은 확실해요. 이곳에서의 시간이 안온했다는 것. 답답한 마음을 족쇄처럼 달고 왔던 곳이지만, 결국 털어낼 수 있었던 곳이에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어요. 초록빛 잔디와 푸른 바다, 새하얀 구름,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전부 위로였습니다. 

 

 

어느 정도 앉아 있다가, 이제는 좀 걷기로 했습니다. 코스는 사실 정해져 있었어요. 풍차 주변을 둘러본 뒤에, 아래로 내려가서 언덕의 가장자리를 따라 한두 바퀴 돌고 해안가로 내려가는 것입니다. 바다 쪽으로 길게 조성한 데크를 쭉 걸어간 뒤, 바다 위로 쏟아지는 윤슬을 바라보는 게 마무리죠. 

 

 

데크 끝자락에 서서 맑은 바닷속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물고기들이 헤엄을 치고 있더군요. 한참이나 그 장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제 막 몰려오기 시작했던 관광객들만 아니었다면 아마 몇 시간이고 그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을 거예요. 

 

 

- 위치: 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산14-47

- 입장료: 무료

- 주차: 유료 사설주차장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