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마지막 여행이 언제였나요. 저는 2019년 12월, 태국이었습니다. 태국을 다녀올 때만 해도 즐거웠습니다. 좋았어요. 이례적인 무더위와 싸우며 방콕과 아유타야를 오갔고, 최고급 호텔에서는 예상치 못한 객실 업그레이드로 스위트룸이라는 호사도 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거의 열흘에 걸쳐 찍었던 사진을 날려 먹었죠.
그래서 태국이 더 그리운지도 모르겠어요. 태국에서 먹었던 모든 음식이 기억에 남았는데, 그중에서도 코코넛 밀크로 꾸덕꾸덕하게 만든 커리가 그렇게 생각나더라고요. 한국에서 몇 번이나 식당을 찾아 푸팟퐁커리를 먹었어요. 그래도 현지에서 먹는 것만큼의 느낌을 충족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매번 식당에서 먹는 것도 사실 쉬운 일이 아니에요. 집과 작업실만 오가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두 곳에서 전부 밥을 지어 먹고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푸팟퐁커리를 직접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에요. 번거롭잖아요.
이렇게 태국 음식 결핍증에 시달리고 있는 저를 구원해 줄 밀키트가 있을까 싶어서 쿠팡을 뒤지다가, 이런 걸 발견했지 뭐예요. 티아시아키친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나온 정통 타이 스타일 게살 푸팟퐁커리를 말이에요.
티아시아키친은 샘표식품에서 나온 동남아시아 전용 음식 브랜드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거 전지현 씨가 광고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힘을 실었으니 맛도 괜찮은 수준으로 나와줘야 할 겁니다.
밀키트는 아니고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데워 먹는 3분카레 느낌의 제품입니다. 다 만들어져 있으니 데우기만 하면 됩니다. 참 쉽죠? 일본식 카레가 지배하고 있는 이 시장에 동남아시아 음식을 내주다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에요. 사실 커리가 먹고 싶을 때마다 3분카레 제품을 구매했거든요.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게 되었어요.
푸팟퐁커리답게 코코넛밀크와 게살...이 아니라 바닷가재 살이 들어갑니다. 아, 게살도 들어갑니다. 붉은대게 살이 들어가고요. 나머지는 흔히 동남아시아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이루어져 있네요.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지인피셜로는 햇반보다 맛이 덜하다는 오뚜기밥(사실 저는 잘 모르겠어요)과 푸팟퐁커리를 함께 맛보려면 전자레인지만 있으면 됩니다. 자취생들에게 이보다 더 간단하면서도 화려한 식단이 또 어디에 있겠어요. 적당히 뜯어서 전자레인지에 돌려줍니다. 두 개 합쳐놓고 보니까 칼로리가 어마어마하네요. 315kcal + 220kcal라니.
생각보다 건더기가 많습니다. 그래야겠죠. 3분카레보다는 더 비싸니까. 양은 햇반 일반 크기 한 개와 함께 먹기에는 약간 부족한 수준이에요. 달걀 덩어리가 제일 많이 보이는 것 같지만 잘게 썰어 넣은 채소류와 게살도 이따금 눈에 띕니다. 게살이나 새우살을 더 첨가해주면 좋을 것 같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커리 양이 적기 때문에 추천하지는 않아요. 커리를 두 개 넣는다면 모를까.
맛은 부드럽습니다. 동남아시아 특유의 향신료는 잘 느껴지지 않아요. 그렇다고 없는 건 아닙니다. 단지 제가 향신료를 좋아해서 더 아쉽게 다가오는 부분일 수 있어요. 매콤한 맛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후추를 갈아 넣어도 좋고, 요즘 해외에서 더 핫하다는 김치시즈닝을 넣어도 좋습니다.
요즘 쿠팡에서도, 이마트에서도 할인해서 판매하고 있는데요. 이 가격이 적정선이라고 봅니다. 정가를 받기 시작하면 굳이 이 제품을 찾을 만큼 훌륭하다고 느껴지진 않아요. 할인할 때 한 번씩 맛보시기를 바랍니다. 여기에 뭔가 더 첨가해서 만들어 먹는다면 꽤 재미있는 태국식 커리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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