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ler's LIFE/KOREA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까지 조선의 4대 궁궐 한번에 둘러보기

AlanKIM 2021. 2. 25.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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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고궁을 둘러본 적이 있으신가요? 가끔 산책 삼아 거닐어보기도, 혹은 조선의 역사 이야기를 듣기 위해 방문한 분들도 계실 겁니다. 겨울철, 눈이 내릴 때마다 새하얀 겨울 왕국으로 변신하는 고궁의 모습은 고즈넉하면서도 독특한 풍경을 자아냅니다.

 

 

서울의 고궁을 한 번에 찾아가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궁궐 통합관람권을 사용하는 겁니다. 경복궁과 창덕궁, 덕수궁과 창경궁, 그리고 종묘까지 총 5개 장소에 입장할 수 있는 관람권만 있다면, 자유롭고 편안하게 고궁 역사 기행을 떠나볼 수 있습니다. 고궁 입구에 마련된 기기에 교통카드만 찍고 입장하는 방법도 있어요. 

 

눈이 내리는 날, 서울의 고궁을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요. 겨울철 특유의 분위기로 가득한 서울의 고궁을 차레로 소개합니다. 

 

 

 

# 경복궁

 

 

서울의 고궁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곳, 경복궁은 조선의 법궁이었던 곳입니다. 조선 건국과 함께 건설된 궁궐로, 한양 천도와도 맞물려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경복'이라는 이름은 큰 복을 누리며 번성하라는 뜻이에요. 태조의 명을 받아 정도전이 지은 명칭이죠. 그만큼 이 공간은 조선의 가장 큰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선의 흥망성쇠와 함께 경복궁의 모습과 규모도 달라졌습니다. 경복궁은 조선의 궁궐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컸던 건 아니라고 해요. 조선 건국 후 여러 부침이 있다가, 국정이 점차 안정되면서 꾸준히 증축과 개축이 이루어졌답니다. 

 

 

그러나 임진왜란이 발발하며 한양을 포함해 한반도 전역이 큰 피해를 당하게 됩니다. 경복궁도 마찬가지였죠. 복구는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부서진 경복궁을 뒤로 하고, 이후의 왕들은 우선적으로 복구한 창덕궁에 머물며 정사를 살피게 됩니다. 경복궁은 폐허로 방치한 채 말입니다. 

 

 

고종 대에 이르러서야 경복궁을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조선 건국의 정신을 되새기고, 법도를 바로 세우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해요. 그러나 일제의 침략, 일제강점기의 시작으로 경복궁의 복원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일제는 경복궁을 훼손했습니다. 많은 시설이 사라졌죠. 경복궁 경내에 있는 넓은 부지들은 거의 건물이 있던 터였다고 해요. 광화문도 지금의 위치가 아닌,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이 있는 방향으로 옮겨졌습니다. 원래 광화문이 있던 자리에는 거대한 근대식 건축물, 조선총독부가 들어섰습니다. 

 

 

현재 경복궁에서는 꾸준히 보수와 복원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옛 모습을 갖추고 있는 건물이나 시설, 유물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정전인 근정전을 포함해 경회루, 강녕전, 교태전, 자경전 등 주요 건축물을 차례로 둘러보세요. 고종이 새로 지은 건청궁 내에서는 명성황후가 시해를 당했던 곤녕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곤녕합에 내걸린 현판에 쓰인 '사시향루(언제나 꽃향기가 끊이지 않는 누각)'라는 글자가 씁쓸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경복궁 양쪽으로는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이 있습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의 궁궐에서 볼 수 있었던 왕가와 관리들의 다양한 모습들, 유물들을 한곳에 모아 전시하는 공간입니다. 그에 비해 국립민속박물관은 일반인의 삶을 조명하는 공간이죠. 우리나라 사람들의 역사와 전통, 현대인의 삶을 차례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함께 둘러보시기를 바랍니다. 

 

 

/ 경복궁 /

- 위치: 서울 종로구 사직로 161

- 관람시간: 11~2월 09:00~17:00 (16:00 입장 마감)

- 관람요금: 3,000원 (만25세~만64세)

- 휴관일: 매주 화요일

 


 

# 창덕궁

 

 

창덕궁은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궁궐입니다. 건축 시기는 경복궁과 크게 차이를 두고 있지 않지만, 예비 궁궐로 사용했던 곳이에요. 임진왜란 때 경복궁이 폐허가 되면서 법궁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죠. 창덕궁은 조선의 궁궐 중에서는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합니다. 

 

 

조선의 역대 왕 중에서는 경복궁보다 창덕궁을 더 좋아한 인물이 많았다고 해요. 그만큼 매력적인 요소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기도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점은 '자연과의 조화'입니다. 다른 궁궐, 특히 경복궁이 왕실의 위엄을 세우기 위해 각도를 중요하게 여긴 것과 동시에 인위적인 모습으로 지어졌다면, 창덕궁은 자연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어졌습니다. 지형과 주변 자연환경에 맞게 전각을 배치해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창덕궁에서 꼭 살펴보아야 할 요소를 몇 가지 소개합니다. 우선 창덕궁의 정전, 인정전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왕이 걷는 길, 어도는 정문에서 시작해 무려 두 번이나 꺾여 인정전으로 들어가는데요. 경복궁에서는 볼 수 없는 형태입니다. 자연적인 모습을 유지한 채 궁궐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해요. 당시에는 지나치게 비싼 탓에 쉽게 쓸 수 없었던 청색 기와는 왕의 집무실인 선정전에만 얹어져 있습니다. 왕의 개인적인 공간이었던 희정당에서는 양탄자와 유리 창문, 근대식 부엌 등의 모습을 만나볼 수도 있습니다. 차량이 드나들 수 있는 현대식 현관도 인상적인 모습이에요. 

 

 

조선의 마지막 왕족, 영친왕 내외가 살았던 낙선재도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헌종이 후궁을 위해 마련한 이 공간은 궁궐 건축물 특유의 단청이 없는, 소소한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그 뒤로 이어지는 후원은 왕의 정원으로, 아무나 출입할 수 없다 하여 비밀의 정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던 공간입니다. 가능하다면 함께 둘러보세요. 

/ 창덕궁 /

- 위치: 서울 종로구 율곡로 99

- 관람시간: 1~2월 09:00~18:00 (17:00 입장 마감)

- 관람요금: 3,000원 (만25세~만64세) / 후원 5,000원 별도

- 휴관일: 매주 월요일

 


 

# 창경궁

창경궁은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준 태종이 창덕궁 바로 옆에 지은 궁궐입니다. 원래 이름은 수강궁이었다고 해요. 본격적으로 궁궐의 면모를 갖추었던 것은 성종 시기부터인데요. 이때부터 명정전과 문정전, 통명전 등을 지어 창덕궁의 보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창경궁의 역사는 부침의 연속이었습니다. 임진왜란이 그 시작이었죠. 전쟁 중 도성 내 모든 궁궐이 소실되었는데, 창경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창덕궁과 창경궁 중건이 먼저 이루어졌지만, 그로부터 10여 년 후에 일어난 이괄의 난으로 다시 잿더미가 됩니다. 그 뒤로도 몇 번이나 화재가 발생했죠. 

 

 

창경궁은 1900년대에 이르러 동물원과 식물원이 들어선 공원으로 바뀝니다. 수많은 전각이 사라졌고, 그 자리를 공원으로 꾸민 겁니다. 이름도 '창경원'으로 바뀝니다. 현재 창경원 내에 있는 대온실이 그때 지어진 대표적인 건축물이에요. 당시에는 동양 최대 규모의 식물원이었다고 합니다. 1970년대까지 창경원은 서울을 대표하는 유원지이기도 했습니다.

 

 

창경원이 다시 창경궁으로 돌아오기 시작한 것은 1984년부터입니다. 창경원에 있던 동물원은 과천 서울대공원으로 옮겼고, 공원화가 되어 있던 경내를 다시 궁궐의 형태로 복원했습니다. 여전히 많은 부분이 텅 빈 채로 남아 있지만, 창경궁의 옛 모습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창경궁은 2019년부터 상설 야간 개방을 운영하고 있어요. 은은한 조명으로 물든 창경궁의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명정전부터 춘당지, 대온실로 이어지는 야경 산책로를 유유자적 거닐어보세요. 

 

 

/ 창경궁 /

- 위치: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185

- 관람시간: 09:00~21:00 (20:00 입장 마감)

- 관람요금: 1,000원 (만25세~만64세)

- 휴관일: 매주 월요일

 


 

# 덕수궁

 

덕수궁은 조선의 궁궐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형태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공간입니다. 원래 이곳은 조선 초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의 집터였어요. 선조가 임진왜란 직후 이곳을 임시거처로 사용하면서 정릉동 행궁이라는 이름을 받게 되었죠. 광해군이 이곳에서 태어나 자랐고, 창덕궁 중건 후 환궁하면서 이곳에 경운궁이라는 궁호를 붙여주었다고 해요. 

 

 

이후 덕수궁은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고종이 아관파천 이후 이곳으로 들어오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고종이 덕수궁(당시에는 경운궁)에서 머무르면서, 여러 전각을 지었습니다. 정전인 중화전이 대표적이에요. 서양식 건물들도 생겨났습니다. 고종이 외국 사신을 맞이하거나, 커피를 즐기는 공간이었다는 정관헌이 이때 지어진 서양식 건축물이에요. 

 

 

서양식 건축물은 더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으로 쓰이는 석조전은 순종 때 지어진 건물입니다. 석조로 지어진 건물로, 궁궐 내에 있는 건축물 중에서는 가장 특이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이색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석조전의 절반은 대한제국역사관으로 운영 중이며, 예약 인원만 입장이 가능합니다. 

 

 

덕수궁도 창경궁과 함께 상시 야간 개방을 하는 궁궐입니다. 도심 속에서 이토록 고즈넉한 야경을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전통적인 건축물은 물론이고, 석어당처럼 고궁 내 다른 건축물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건물을 감상해 보세요. 석조전과 정관헌처럼 밤에 더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주는 건축물도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덕수궁 뒤로는 소소한 후원이,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기도 합니다. 

 

 

/ 덕수궁 /

- 위치: 서울 중구 세종대로 99

- 관람시간: 09:00~21:00 (20:00 입장 마감)

- 관람요금: 1,000원 (만25세~만64세)

- 휴관일: 매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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