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ler's LIFE/KOREA

여름 휴가 정선 여행, 삼탄아트마인 미술관 탐방 (태양의 후예 촬영지)

AlanKIM 2020. 8. 6.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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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의 영광은 과거형이다. 석탄을 활발히 채굴했던 수십 전만 해도 동네 개들까지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부유했던 지역이지만, 이제는 그런 풍경 같은 있을 리가 없다. 탄광은 하나씩 문을 닫았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떠났다. 마을은 고요해졌다. 도시는 성장 동력을 잃어만 갔다. 곳곳에서 소소하게 농사를 짓는 이들이 아직도 남아 있지만, 예전 같은 느낌은 다시 찾기 어려워졌다.

 

 

그런 정선이지만, 언제 다시 가고 싶다고 생각해 놓은 곳이 있다. 삼탄아트마인이라는 곳이다. 삼척탄좌, 그러니까 버려진 폐광 시설을 미술관으로 단장한 공간이다. 38년간 석탄을 캐내던 곳이 이제는 문화 예술을 발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소장품을 전시하는 상설 전시와 각종 기획전을 진행하는데, 삼척탄좌의 음침한 분위기와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매력인 곳이다.

 

 

무엇보다도 삼척탄좌가 활발했던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남겨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장면을 마주하게 되는데, 그게 정선 고유의 감정선인 같아서 번이고 다시 순간에 빠져들고 싶어져서다. 묘한 이유이지만, 달리 설명할 방도가 없다.

 

 

일찌감치 삼탄아트마인에 방문했다. 오랫동안 삼탄아트마인을 음미하고 싶다는 이유였다. 번이나 둘러본 공간이었지만 여전히 느낌은 새로웠고, 신비로웠다. 매표소를 지나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공간은 숙박 시설인 '아트레지던스'. 아티스트라면 누구나 이곳에서 고뇌하는 시간을 즐길 있다. 삼탄아트마인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입주 작가를 위해 열린 공간이다. 일반인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예술광부 되기 프로젝트' 참여하는 이들도 이용할 있다고. 일주일 정도 머무르는 것도 괜찮은 경험이지 않을까 싶었다. 숙소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삼탄아트마인 곳곳에서는 삼척탄좌였던 시절의 모습을 엿볼 있다. 사무실, 공동 샤워실, 세화장(신발을 닦던 ), 운전실(갱도 각종 장비를 다룰 있는 시설) 등이 지금도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그냥 방치해 것은 아니다. 여러 작품과 당시 장비를 예술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삼탄아트마인은 미술관이었다가, 박물관이었다가, 자료실이었다가, 수장고이기도 했다. 삼척탄좌의 분위기를 닮은 전시물 앞에서는, 나도 모르게 한참을 빠져들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이기도 해서인지, 흔적도 남아 있었다.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한 공간이다.

 

 

광부의 장비들을 만나기도 했다. 삼척탄좌의 모습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것들이었다. 광부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 벽화들도 마찬가지였다. '위험'이라고 쓰인 안내판은 이곳에서의 작업이 결코 쉬운 아니었음을 말하고 있었고, 옆에 놓인 안전모 역시 그러했다.

 

 

1 세화장 옆으로는 삼척탄좌의 수직 갱도를 보존해 공간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었다. 큐레이터의 말에 따르자면, 우리가 걷는 동선이 광부들이 이동했던 길이었단다. 수직갱도에 도착하자, 우울한 음악이 흘렀다. 빌리 홀리데이의 '글루미 선데이'였다.

 

 

600m 아래로 뻗은 원통형 수직 갱도를 통해 1 최대 400 명의 광부가 현장에 투입되었다. 단위로 계산하면 20 수준이다. 연간 50 톤의 굴진 암석을 처리했을 정도라니, 어마어마한 규모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국내 최대 규모의 시설이었다.

 

 

현황판은 물론, 작업자들에게 전하는 각종 표어도 그대로였다. 부자재들이 나뒹굴었고, 화물 열차의 흔적도 눈에 띄었다. 수직 갱도 엘리베이터의 모습은 그때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듯했다. 바깥에서 들어오는 햇볕이 석탄 가루를 뒤집어쓴 밥을 먹는 광부들의 모습과 묘하게 어우러졌다.

 

 

수직 갱도가 있던 레일바이뮤지엄 바깥으로 나서면 기억의 정원이 등장한다. 야외 조각공원 같은 공간. 권양기가 하늘 높이 치솟아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런던의 더블데커 버스가 포토존처럼 자리하고 있다. 

 

 

중앙 압축기실은 최근에서야 박물관으로 모습을 단장했다. 맑은 공기를 갱도로 내려보냈다는 역할을 했다는데, '윈시박물관'이라는 테마로 공간을 꾸며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 하나가 옆으로 자리한다.

 

 

 

/ 삼탄아트마인 /

- 위치: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45-44

- 전화번호: 033-591-3001

- 운영시간: 09:30~17:30 (월요일 휴관)

- 관람요금: 성인 13,000원 (위 쿠팡 링크를 이용하면 더욱 저렴합니다 / 1인 10,000원)

- 아트레지던스 예약 문의: 033-591-3001, 592-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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