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ler's LIFE/KOREA

순천 가볼만한곳, 낙안읍성민속마을 아침 산책

AlanKIM 2020. 8. 5.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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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차를 몰았다. 목적지는 순천 낙안읍성민속마을이다. 예전부터 보고 싶던 풍경을, 이번에는 있을 같아서였다. 놓치고 싶지 않은 풍경이었다. 주차장에 도착했을 , 이미 사방이 밝아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성문을 지났다. 아직 개장 시각이 아니어서인지 아무도 없었다. 고요했다. 가득한 안개가 나를 맞이했다. 몽환적인 분위기였다.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계단을 따라 걸음, 걸음. 성벽에 올랐다. 능선을 타고 넘어오는 햇볕이 안개와 만나 바스러졌다. 은은하면서도 오묘한 빛이 사방에 그득했다.

 

 

이제는 유일무이한, 전통 읍성 마을. 낙안읍성은 그만큼 특별하다.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이 양반의 집단 거주지였다면, 이곳은 그야말로 민초들의 공간이었다. 기와는 관청이었던 건물에서나 찾을 있었다. 나머지는 대부분 초가다. 지푸라기를 엮어 얹어 놓은, 지붕 말이다.

 

 

역사는 조선 태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해안 일대를 약탈했던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토성을 쌓았던 시작이었단다. 지금은 흙이 아니라 돌을 쌓아 석성의 형태를 갖추었는데, 이는 세종 시대에 방어력을 높이기 위해 개축한 것이라고 한다. 석성의 완성 시점을 기준으로 해도 600 년이나 유적지인 셈이다.

 

 

유적지에서 여전히 사람들이 살고 있다. 오래전부터 이곳에 자리를 잡고 삶을 영위하고 있는 이들이다. 실제 마을이라는 거다. 번듯하게 꾸민 손님을 맞이하는 민속촌과는 사뭇 다르다. 관광지라기보다는 전통과 역사가 살아 쉬는 마을을 대하듯 조심스레 거닐었다.

 

 

사실 낙안읍성은 벌써 번이나 방문했던 곳이다. 그만큼 나만의 산책 루틴도 존재한다. 정문을 지나 안쪽으로 계단을 타고 성벽 위에 오르는 것부터 시작한다. 성벽을 타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바퀴를 돌면 낙안읍성에서 가장 높은 곳이 등장하는데, 여기에서 마을을 내려다보아야 한다. 다음에는 성벽에서 내려와 마을의 돌담길을 따라 구석구석을 거닌다.

 

 

평일 오전이 좋다. 관광객이 미처 도착하기 전이어서다. 산과 호수의 공기를 한껏 머금은 바람이 성벽을 타고 넘어오는 촉촉한 느낌이 있는 시각. 고요한 시골 마을의 정겨움을 고스란히 느끼며 낙안읍성민속마을을 즐길 있는 시각이다.

 

 

돌담 사이에서 흘러내리는 흙덩이들, 마을 주민이 담벼락을 꾸미기 위해 심은 능소화가 소소한 즐거움을 주었다. 빨랫줄에 플라스틱 집게가 빙빙 돌고 있는 모습도 그리 어색하지만은 않았다. 자동차나 경운기가 있는 모습도 왠지 모르게 정겨웠다. 되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듯한 장면들이었다. 

 

 

바람이 불었다. 보드라운 여름의 바람이다. 솔솔. 흙이 바스러지는 소리가, 나무가 서로 부대끼며 내는 소리가 귓가를 간질였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흘렀다.

 

 

info.

낙안읍성민속마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손님을 맞이한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초가, 관청 건물, 작은 박물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함께 둘러보자. 개방 시간이 아니더라도 성문이 닫히는 아니다. 다만 부대 시설이 문을 닫는다. 초가에서 하룻밤 묵을 있는 민박 시설이 여럿 존재한다. 관심이 있다면 웹사이트를 참고할 .

 

낙안읍성민속마을 옆에는 순천시립 뿌리깊은나무박물관이 있다. 한창기 선생이 발간한 잡지 '뿌리깊은나무'에서 이름을 따온 이곳에서는 그의 여러 기증품을 만나볼 있다. 6,500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그중 800 점을 전시한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 요금은 성인 기준 1,000원이다.

 

 

/ 낙안읍성민속마을 /

- 위치: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 충민길 30

- 전화번호: 061-749-8831

- 운영시간: 1, 11~12 09:00~17:30 / 2~4, 10 09:00~18:00 / 5~9 08:30~18:30

- 관람요금: 어른 4,000 / 청소년 군인 2,500 / 어린이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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