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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로 5

경상북도 영주 여행, 소수서원과 선비촌 산책

영주는 작은 도시다. 시내를 벗어나면 내내 조용한 시골 마을이 이어진다. 한적한 도로를 따라 달리고, 잔잔히 흐르는 강가나 숲 사이에 자리를 펴고 앉아 시간을 허비하기에 딱 좋은, 그런 곳이다. 유유자적이라는 말이 실감 나는 곳. 몇 년 전에 우연히 영주를 만난 이후로, 종종 그리워했다. 잊을 만하면 떠오르더라. 오랫동안 그리워만 하다가, 이제야 다시 영주를 찾았다. 소수서원, 얼마 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정도로 의미가 깊다지만, 머릿속에는 신선놀음하기 딱 좋은 곳이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정자에 드러누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시간을 보내는 일만큼 영주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게 또 있을까. 소수서원은 여전했다. 아니, 기대 이상이었다. 전에 찾아왔을 때보다 더 좋았다. 이런 느낌은 흔치 않은 것인..

내일로 필수 여행지, 군산 여행 베스트 8 (feat. 경암동철길마을, 이성당, 히로쓰가옥)

내일로를 즐기는 '내일러' 사이에서는 반드시 찾아가야 할 필수 코스 중 하나, 군산 여행지 8곳을 소개한다. # 경암동 철길마을 군산이 유명해지게 된 건 순전히 이곳 때문이지 않을까. 좁은 길목 사이로 철길이 놓여 있는 곳. 그리고 그 사이로 기차가 오갔던 곳. 지금은 열차가 다니고 있지 않아 옛 모습을 많이 있었지만, 그 독특한 분위기만큼은 여전하다. 이 철길은 페이퍼코리아 공장부터 군산역까지를 연결하는 약 2.5km 길이의 선로였다. 1944년 개설한 이 노선은 화물 전용 구간이었고, 당시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철길 옆에'도' 모여 살았다. 뭐, 그런 시대였으니까. 지금은 테마 거리처럼 되어 있다. 레트로 감성에 걸맞은 교복 대여점이 성업 중이고, 학교 앞에서나 볼 수 있었던 주전부리를 판매하는 ..

내일로 추천 여행지, 경북 군위 화본역 + 엄마아빠 어렸을 적에

경상북도 군위, 대구 북쪽에 자리하고 있는 시골 마을이다. 그곳의 중심지... 까지는 아니지만, 유일하게 여객 열차가 정차하는 역, '화본역'에 다녀왔다. 김태리 주연의 영화 의 촬영지로 알려져 있지만, 꽤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1938년 영업을 시작해 지금까지도 열차가 운행하고 있는 역이다. 하루에 4대의 여객 열차가 이곳에 멈춰 선다. 청량리와 경주를 잇는 중앙선이다. 여행자들이 이곳을 찾는 데에는 깊은 역사도, 지역 주민들의 노력도 한몫했다. 볼거리나 즐길 거리, 여유를 만끽할 만한 공간들도 곳곳에 있다. 그래서일까. 이곳에 도착하는 첫 번째 열차를 타고 와서 반나절 정도 한적한 시골의 풍경을 즐기다가. 적당히 시간이 맞는 열차를 떠나는 이들도 종종 만날 수 있다. 책 한 권을 들고 온다면..

단양 여행,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다누리아쿠아리움 (비 올 때 가기 좋은 여행지)

단양에 자꾸 핫플레이스가 생겨나고 있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는 전망 좋은 카페가 생겨났고, 버려졌던 터널은 화려한 조명이 감싸고 돌았다. 내일로 티켓 하나 들고 떠나는 '내일러'에게는 물론,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도 단양은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이번에 찾아간 곳은 다누리아쿠아리움이다. 단양군에서 운영하는 공립 아쿠아리움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민물 생태 아쿠아리움이다. 220여 종, 약 2만 마리가 넘는 개체를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요금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단양군에서 직접 운영하는 아쿠아리움인 덕분이다. 성인 기준 1만 원이다. 그렇다고 퀄리티가 떨어지는 건 아니다. 다누리아쿠아리움의 시작은 기획전시실이다.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 민물 대표 어종인 쏘가리의 한중일 3개국 버전..

전라남도 순천 여행, 이른 아침 송광사 산책

주암호의 안개가 가득했던 어느 날 새벽, 송광사에 도착했다. 이른 아침이어서일까. 천년고찰 앞은 한산했다. 오롯이 이 숲을 혼자서 즐길 수 있다는 뜻이었다. 다행이었다. 주차장 끄트머리에 차를 두고, 경내로 들어섰다. 조금이라도 더 걷고 싶어서였나. 이유는 잘 기억 나지 않는다. 흙덩이가 발밑에서 바스러지며 소리를 내고 있었다. 자박, 자박. 그 소리가 꽤 경쾌했다. 새들의 지저귐은 고풍스러운 클래식 음악과도 같았다. 적당히 습기를 머금은 공기는 왠지 모르게 더 깨끗하게 느껴졌다. 숲의 틈 사이로 햇볕이 스며들었다. 오솔길 옆으로 흐르는 물줄기는 여느 때보다도 신난 듯한 모습이었다. 도시 생활자의 무뎌진 오감을, 자연은 그렇게 섬세하게 자극했다. 편백 숲이 있었다. 그사이에 놓인 의자가 보여 잠시 쉬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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