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지나가기만 했지, 증평을 둘러본 것은 처음이었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증평의 매력에 푹 빠지기에는 충분했다. 그 시작은 보강천 미루나무숲길이었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동네에 있는 하천변 공원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정말이지 평온한 곳이었다.
보강천은 증평군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하천이다. 금강의 지류인 이곳은 지역 주민들에게는 정말이지 달콤한 쉼터처럼 보인다. 미루나무 ‘숲’이라고 하기엔 울창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고즈넉한 분위기만큼은 ‘숲’ 다웠다. 커다란 미루나무가 그늘을 드리운 곳이라면 어김없이 의자가 놓여 있었다. 누구든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도 주차가 무료라는 점이 좋았다. 물론, 주말에는 조금 힘들겠지만 말이다. 우리집 앞에는 왜 이런 곳이 없는 거야.
최근 들어서는 보강천 미루나무숲 일대에 계절에 따라 꽃을 심어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이게 꽤 인기다. 전국 각지에서 사진을 찍으러 사람들이 모여든다고 할 정도다. 인스타그램만 봐도 이곳 보강천 미루나무숲 정원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어마어마하게 나온다. 꽃 좋아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 줄 몰랐다. 물론, 나도 여기 쪼그려 앉아서 얼마나 사진을 찍어댔는지.
보강천을 따라 공원이 이어진다. 산책로도 함께 따라간다. 지류에 불과한 하천인 것치고는 규모가 상당하다. 천천히 걸어보기로 했다. 목적지도 없이 그냥 슬렁슬렁. 꽤 더운 날씨였음에도 그늘은 시원했다. 앉아서 쉴 만한 공간도 많았다. 그네처럼 만든 의자에 앉아서 산들바람을 누리기로 했다.
다리를 까닥거리면서 의자를 뒤로 밀었다가 슬쩍 놓았다. 적당한 속도와 흔들림이 이어졌다. 출장 건으로 증평에 왔다는 사실을 잊을 만큼 여유로웠다. 집 앞에 이런 공간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참 후에서야 정신을 차렸다. 갈 길이 먼데. 가야할 지점도 많고. 딱 30분만 있으려고 했던 보강천 미루나무숲에서 한 시간 넘게 여유를 부릴 줄이야. 그만큼 매력적이었다. 증평이 자전거 타기 좋은 지역으로도 유명하던데, 다음에는 라이딩으로 한 번 방문해야겠다. 조금 시원해지면.
# 보강천 미루나무숲
- 위치: 충청북도 증평군 증평읍 송산리 649-45
- 주차: 보강천미루나무숲 주차장 / 무료 (충북 증평군 증평읍 송산리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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