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ler's LIFE/KOREA

나로호 누리호 쏘아올렸던 그곳, 고흥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

AlanKIM 2022. 3. 18.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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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고흥. 땅끝마을보다도 더 먼 그곳엔 선사시대 유적부터 첨단 과학시설까지 자리하고 있다. 한국의 최첨단 과학기술의 집약체, 위성 로켓 발사대가 있는 한국 최초의 우주기지, 나로우주센터를 찾았다. 

 

나로우주센터는 외나로도에 있다. 고흥 초입에서도 1시간이나 더 들어가야 만날 수 있을 정도로 멀고도 먼 곳이다. 우주발사체를 쏘아올리기 위해서는 적도와 가까울수록 좋다는데, 한국에서는 외나로도가 가장 적합한 입지였다고 한다. 물론 제주도가 더 적합하겠지만, 그쪽에 있었던 모 후보지에서는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단다. 외나로도는 상당히 동떨어진 곳에 있다. 그나마 연륙교로 육지와 연결되어 있어 자동차로도 쉽게 갈 수 있다는 점, 가는 내내 주변으로 펼쳐지는 남해 바다의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점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랄까. 

 

 

외나로도에 있는 나로우주센터는 세계에서 열세 번째로 만들어진 우주센터다. 나로호와 누리호를 쏘아올린, 그곳이다. 2009년을 시작으로 로켓 발사 때마다 우리나라 국민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그 나로호가 이곳에 있다. 세 번의 시도 끝에 성공했던 나로호의 감동을, 그 이후에 개발된 누리호의 도전을 이곳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나로우주센터의 발사 기지는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안등급이 높은 곳 중 하나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의 첨단기술력이 집약된 곳이기 때문이다. 다만, 나로우주센터 입구에서 우주과학관을 운영하고 있다. 우주 과학을 전반적으로,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는 상설 전시가 마련되어 있다. 

 

우주과학관은 상설전시관, 기획전시실, 3D 입체영상관, 4D 돔영상관, 그리고 야외전시장 등으로 나뉜다. 우주에 관한 기본 원리를 시작으로 로켓과 인공위성, 우주 탐사 등을 테마로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로켓, 고려 말기 최무선이 개발한 ‘주화’가 그 시작이다. 조선 세종 때 만들어진 신기전이 이 주화를 기반으로 한 무기였단다. 선조들이 우주의 섭리를 따져보려던 노력을 혼천의와 간의 등에서 엿볼 수도 있다. 이 기구를 활용하면 한양의 위도를 측정할 수 있었다고. 하늘과 우주를 연구했던 선조들의 수준이 꽤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은 체험형 전시 공간이다. 우주과학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장비가 많다. 지구와 달, 화성, 그리고 우주 공간에서 각기 다른 중력을 눈으로 확인해볼 수 있는 체중계, 진공 상태와 비진공 상태를 비교할 수 있는 시설도 준비되어 있다.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도 이곳 우주과학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1943년에 고흥에 떨어졌다는 ‘두원운석’이다. 당시 고흥에 있는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 떨어졌던 것을 일본인 교장이 가지고 일본에 돌아갔는데, 최근에야 한국으로 돌아왔단다. 학술적인 가치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한국형 발사체의 역사도 한눈에 살필 수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나로호와 누리호의 모형이 개발 순서대로 전시하고 있다. 나로호의 발사 장면을 재현한 시설 또한 이곳에 자리하고 있는데, 발사 당시의 진동까지도 재현하고 있어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을 찾는 이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재현은 한 시간에 한 번씩 이루어진다고 하니, 꼭 보고 싶다면 기다려보는 것도 좋다.

 

 

2층에서는 여태까지 우리나라가 쏘아 올렸던 위성들을 하나씩 살펴볼 수 있다. 나로-3호에 탑재되었던 나로과학위성은 물론이고, 통신해양기상위성인 천리안,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아리랑 2호, 우리별 1호 등의 모형이다. 

 

국제우주정거장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에서는 이소연 박사가 다녀오기도 했던 그곳의 내부 구조를 자세히 설명한다. 우주인을 꿈꾸는 아이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교구재가 또 있을까. 이곳에는 우주 공간에서 연구원들이 상주하며 각조 실험과 관측 등을 실시한다고 한다. 

 

 

1층 특별전시관에는 한국 로켓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한국형 발사체 나로호와 기타 발사체의 실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KSR-III의 엔진 잔해, 나로호에 위성이 탑재되었던 모습, 75톤급 로켓 엔진 모형 등등 다양한 전시물이 여러분을 기다린다. 

 

 

로켓 발사는 누구의 도움도 받기 어렵다. 특히 미국이나 러시아 등 우주과학 강대국의 핵심 기술은 해외 유출이 철저히 금지된 것들. 우리가 직접 부딪치는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로우주센터가 중요한 것. 실패가 더 많은 로켓 발사였지만, 그 결과물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단다. 우주로 진출하기 위한 끝없는 노력과 도전의 현장이 여기에 있다.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 앞으로는 아담한 해변이 있다. 아름다운 남해를 바라보며, 파도의 간격에 맞춰 구르는 몽돌 소리를 들으며 힐링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 위치: 전남 고흥군 봉래면 하반로 490 우주과학관

- 전화번호: 061-830-8700

- 관람요금: 개인 어른 3,000원 / 청소년 1,500원 / 미취학어린이 무료

- 운영시간: 10:00~17:30 (입장은 17:00까지)

- 휴관일: 매주 월요일, 매년 1월 1일 (신정), 설날과 추석 당일 / 월요일이 법정 공휴일일 때는 다음날이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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