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백운차실
강진의 북쪽, 영암과 맞닿은 곳에 웅장한 산 하나가 솟아 있습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월출산이 그것인데요, 이 산은 노령산맥의 끝자락에서도 높은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능선을 따라 펼쳐진 웅장한 기암괴석들은 정말로 압도적입니다. 달빛을 받아 환하게 빛나는 바위들의 모습은 선비들이 그 풍경을 극찬했다는데, 그런 칭찬이 과장된 것이 아니라고 느껴집니다.
월출산 남쪽에는 녹향월촌마을의 차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사계절 내내 초록빛을 자랑하는 차밭은 월출산을 배경으로 마치 병풍처럼 어우러져서 강진 고유의 특별한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이런 이유로 강진 녹향월촌마을은 정말로 사랑스러운 곳입니다.
이곳에 제주에서도 볼 수 있는 차밭이 있는 이유는, 정약용의 유배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다산 정약용의 제자 이시헌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차밭을 일구기 시작한 것이죠. 그리고 그 전통은 몇 세기에 걸쳐 이어져 왔다고 전해집니다. 그런 가운데 이시헌의 후손인 이한영이 우리나라 최초의 차 브랜드를 선보였습니다. '백운옥판차'는 일본에 우리의 녹차 문화를 빼앗길 수 없다고 생각한 이한영 선생이 만든 브랜드였습니다.
최근에는 이한영 선생의 생가가 복원되었습니다. 넓은 차밭 옆에 자리한 작은 고택인데요, '백운차실'에서는 독립적인 공간을 조성하여 티타임을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고택의 따뜻한 방에서 앉아 월출산을 바라보며 녹차를 즐길 수 있는데요, '한상차림' 메뉴를 예약하면 녹차와 주전부리를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평온하고 포근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이 공간에서 80분이라는 짧은 시간도 아깝다고 생각할 만큼 특별한 경험을 해보세요.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가볍게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한영 생가에서 자연을 바라보며 차분한 시간을 보내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2. 설록다원 강진
다원을 직접 걷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녹향월촌마을에는 오설록이 운영하는 다원이 있는데요, 그곳은 '설록다원 강진'입니다. 이 다원은 실제로 운영되지만 차나무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곳입니다. 넓은 공간에서는 탁 트인 하늘과 멋진 월출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매우 유명합니다.
완만한 오르막을 따라 차밭이 펼쳐지는데, 길 끝에는 월출산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그림 속에 나올 듯 완벽한 구성을 이루고 있습니다. 차밭 주변에는 소나무와 대나무가 어우러져 있어서 어느 계절에 방문하더라도 초록빛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과 남도의 따스한 햇볕은 차밭 산책을 유혹하는 것 같은데요.
전망대에 올라 기지개를 켜보세요. 남도의 저 멀리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당신을 감싸는 순간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그 순간은 마치 기다려온 봄이 비로소 당신에게로 다가오는 것을 느끼는 것과도 같을 겁니다.
3. 백운동정원
설록다원은 백운동정원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담양 소쇄원과 보길도 부용동정원과 함께 호남 3대 정원 중 한 곳으로 손꼽히는 곳인데요, 이곳은 조선 후기의 선비인 이담로가 꾸민 공간입니다. 다산 정약용이 유배길에 들러 찬사를 남길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여기는 우리나라 전통 정원의 특성을 완벽하게 답습했습니다. 자연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집과 정자를 지어 조화롭게 어우러지게 한 것이죠. 앞마당에는 물길을 만들어 술잔을 띄울 수 있게 하거나, 홍매화 등 아름다운 꽃나무들을 심어 풍류를 즐길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주변을 대나무로 둘러 싸서 세상과 한 발자국 떨어진 곳처럼 느끼게 만든 것도 매력적입니다.
대나무 숲길을 거닐고, 정자에 앉아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백운동정원의 진정한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겁니다.
4. 무위사
무위사는 월출산의 대표적인 천년고찰입니다. 신라 시대에 원효대사가 창건해 이어져 온 곳으로, ‘선각대사 부도비’와 ‘무위사 삼층석탑’ 등 고려 시대의 유물이 자리하고 있으며, 본당인 극락보전은 1430년에 지어졌습니다.
무위사의 역사뿐만 아니라 자연생태탐방로도 매력적입니다. 등산로라 할 수 있지만, 그곳은 평범하지 않고 고요하며, 마치 속세와의 연결이 잠시 끊어진 듯한 느낌을 줍니다. 700m의 산책로는 짧게 느껴질 수 있지만, 천천히 걷다 보면 30분 정도의 마음의 평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
무위사 극락보전에는 현재 수십 점의 불화가 있었는데요, 이들은 모두 문화재급 작품입니다. 이 작품들을 통해 우리나라의 전통 미술과 불교 미술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작품은 무위사 성보박물관으로 옮겨져 있으며, 이 박물관은 주말과 날씨가 좋은 날에만 개방되고 있습니다. 만약 박물관이 열려 있다면, 작품을 감상하기를 권합니다. 그것은 정말 운이 좋은 일입니다.
5. 전라병영성 하멜기념관
전라병영성은 전라도 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광주에 있던 병영성을 이곳으로 옮긴 곳으로, 당시에는 전선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였습니다. 주변의 비옥한 평야는 왜구들에게 쉽게 노출되었던 셈이었습니다.
현재 전라병영성은 복원 작업 중에 있습니다. 성벽과 성문을 복원하고, 내부와 외곽 지역에서 발굴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서 공사장 같은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이곳은 조선 중기 이후 전라남도와 제주도의 군사권을 총괄하는 육군 총 지휘부였던 곳으로, 조선의 부비트랩 '함마갱' 유적 등이 남아 있습니다.
전라병영성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전라병영성 하멜기념관을 방문해보세요. 이곳에는 네덜란드 선원이자 헨드릭 하멜의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는 한반도에 표류해 13년간 억류되었던 인물로, 대부분을 전라병영성에서 보낸 적이 있습니다.
전라병영성 하멜기념관에서는 전라병영성의 역사뿐만 아니라 헨드릭 하멜의 표류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설명은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이뤄지니, 가족 모두가 즐겁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전라병영성 성곽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나서 기념관까지 방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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