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버리고 싶은 날이 있다. 아무도 모르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런 생각이 들 때면 깊은 산속에 자리하고 있는 북유럽풍 별장에 대자로 뻗어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하는데, 그런 곳이 실제로 존재할 줄은 몰랐다. 다들 그런 경험이 있지 않나. 머릿속으로 상상만 했던 풍경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알았을 때 꼭 한 번은 직접 봐야겠다는 생각에 빠져들고 마는 거 말이다. 평창의 펜션 ‘음악이흐르는숲’이 내게는 그런 곳이었다. 깊은 숲이었다. 정말 여기로 들어가는 게 맞나 싶었다. 시골길을 파고들었다. 길은 점점 더 좁아졌다. 건너편에서 오는 차가 있으면 오갈 수도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한 줄기 빛이 있었다. 작은 나무판에 아기자기하게 써놓은 간판이었다. 펜션 입구를 찾는 건 어려웠다. ‘음악이 흐르는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