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가득한 공간에 들어설 때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 눈길을 끄는 제목의 책을 보면 스르륵 훑어보는 것도, 평소 궁금했던 분야를 살펴볼 수도 있으니까. 인터넷만큼 빠른 건 아니어도 세상의 이야기를 깊게, 조곤조곤 말해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인쇄 공장에서 갓 나온 책 특유의 종이 냄새는 정말이지 마약 같아서, 서점에 갈 때마다 책을 그렇게 사게 만든다. 바쁘다는 이유로 한 권 제대로 읽지도 못하면서. 벌써 여러 차례 남해를 찾았다. 올해 여름에도 그랬다. 남해를 좋아해서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나치게 북적이지 않고(이제는 꼭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지만), 어딜 가나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져 있으니까. 오고 가기에는 멀어도, 남해에 있는 그 시간만큼은 마음이 그렇게 편안해질 수가 없다.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