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때 경부선 철도가 부설되었다. 그 중심지에 있는 대전이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그 무렵부터. 대전역 주변에는 30동이 넘는 관사가 건축되었고, 철도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이들이 모여 살기 시작했다. 대전역 동쪽에 있는 소제동이 바로 그곳이다. 철도가 연결된 곳이라면 어디든 관사가 있었지만, 이렇게 큰 규모로 관사가 모여 있는 마을은 소제동이 유일했다. 경부선 철도가 생길 때부터 있던 동네였으니, 상당히 낡은 것도 사실이다. 오래된 건물들이 불규칙한 형태와 크기로 여기저기 자리하고 있고, 쓰러질 것만 같은 담벼락과 차 한 대도 겨우 지나갈 법한 골목길이 마치 미로처럼 이리저리 얽혀 있다. 그러나 어찌 보면 규칙성이 있는 것 같기도 한 것이 소제동의 독특한 점이다. 건물은 각기 다른 매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