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달마고도는 벌써 세 번째입니다. 그만큼 제가 좋아하는 길이라는 뜻이에요. 하루쯤 세상과 담을 쌓고 걷기에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싶어요. 미황사 앞. 맑은 공기로 달마고도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흐린 날씨였지만 괜찮았어요. 덥지는 않을 테니까요. 생수와 간식을 잔뜩 챙긴 가방을 들고 길을 나섰습니다. 달마고도는 미황사와 도솔암이 있는 달마산 주위를 한 바퀴 도는 길입니다. 무려 17.7km를 자랑하는 길인데, 어렵진 않습니다. 기계의 힘을 전혀 빌리지 않고 오로지 사람의 노력으로만 길을 깔끔하게 닦아 두었거든요. 기존에 있던 길은 엮어내고, 험한 구간은 너른 돌을 찾아 메꾸었다고 해요. 여기저기 자라나는 잡초는 주변으로 옮겨 심은 것이 지금의 모습입니다. 사람이 걷고, 가꿀수록 길은 조금씩 변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