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대나무 숲이 있습니다. 자연적으로 조성된 것은 아니에요. 지금으로부터 약 100여 년 전, 그러니까 일제강점기에 이곳에 대나무를 심은 것은 일본인들이었습니다. 수익을 목적으로 대나무 ‘밭’을 만들고 가꾼 것이죠. 광복 후, 그들은 울산을 떠났습니다. 대나무숲은 그렇게 주인을 잃었고요. 대나무 숲은 방치된 채 울산의 중심을 흐르는 태화강을 뒤덮었습니다. 태화광 곳곳에서 자생 중인 대나무 숲을 다 합치면 그보다 훨씬 더 큰 규모를 자랑해요. 그 규모만 해도 4km를 훌쩍 넘습니다. 사람들은 이곳을 십리대밭 또는 십리대숲이라고 불렀어요.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십리대숲에 위기가 찾아온 적도 많았습니다. 밭 주변이 재개발 위기에 처했던 것이 가장 컸죠. 주민들을 비롯해 여러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