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부터 꽃섬이죠. 심상치 않습니다. 꽃이 여기저기에 피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거든요. 날씨가 뭐 중요하겠습니까. 계절이 뭐 중요하겠습니까. 이름부터 꽃섬이라는데. 무슨 꽃이든 있을 겁니다. 그게 아니라면 그림이라도, 조형물이라도 하나 있을 겁니다. 별 이상한 기대감이지만, 뭐 어쩌겠어요. 여객선에 올랐습니다. 백야도를 출항해 개도와 제도 등을 지나 하화도로 이어지는 여객선입니다. 고요하고 평온한 바다 덕분에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어선에서는 어부들이 한창 조업 중이고, 그 사이로는 몇 마리의 물고기가 튀어 오르기도 합니다. 한껏 따스해진 날씨 덕분일 겁니다. 화도에 도착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등산복 무리가 쭉 빠져나갑니다. 방향이 정해진 건 아닌가봐요. 누구는 왼쪽 길로, 누구는 오른쪽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