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나날이 이어졌다. 하루도 쉴 수 없었다. 이번 일만 끝나면 며칠 사라져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일을 마무리할 때 즈음, 겨우 시간이 났다.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두었던 그곳, 비수구미로 떠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행히 날이 좋았다. 해산령휴게소에 차를 세웠다. 여기부터 비수구미 마을까지 6km 남짓의 트레킹 코스가 있기 때문. 트레킹 코스라고 해봐야 동네 주민들이 오가는 비포장도로일 뿐이지만, 계곡이 내내 함께 있는다니 설렐 수밖에. 비구름은 없었다. 화창한 날씨였다. 되려 비가 좀 오거나, 안개가 낀다면 더욱더 운치가 있을 것 같았지만, 이런 하늘도 여전히 아름다웠다. 해산령휴게소는 비수구미생태길의 시작이다. 이곳부터 비수구미 마을까지는 쭉 내리막길. 마을에서 다시 해산령휴게소로 돌아오는 방법..